반어법의 기계적 해석 Machine Analysis on Irony - 2020 김혜란 개인전

부제: 인간 혹은 기계의 노동에 의한 예술창작활동 , 2020 3.6(금) ~ 2020.3.17(화), 갤러리 그림손 Grimson Gallery

::작가노트 artist statement

컴퓨터는 사람이 어려워하는 수리적이고 반복적인 일들을 잘 처리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오히려 인간에게 자연스럽고 쉬운 일들은 잘 처리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에 기반하여 마음의 상태와 반대되는 표현을 쓰는 언어적 아이러니 같은 인간의 복합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기계학습데이터를 통해 컴퓨터가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보다 직접적으로 프로젝트의 모티브가 된 것은 전시 제목에서도 나오듯이 미국 뮤지션 니나 시몬(Nina Simone)이 1965년에 발표한 음악 “ 기분이 좋아 Feeling Good ” 였다. 이 노래는 이후 다른 작곡가와 가수들에 의해 여러 차례 리메이크(remake)되고 불려졌는데 같은 멜로디이지만 때로는 관조적으로 때로는 냉소적으로 그 느낌이 질문을 던지는 듯한 평범한 가사내용과 함께 전달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음악은 구체적인 형태와 물질이 없는 추상적인 것이지만 인간에게 가장 큰 감정적 반향을 주는 예술형식이다. 컴퓨터의 관점에서 음악이 주는 데이터를 크게 가사(텍스트)와 음악(음원)으로 구분하였다.

음악에서 음의 구성, 혹은 음계는 스케일이라고도 하며 서로 다른 음높이 순서로 된 음의 집합을 말한다. 각 음높이 간의 간격과 순서의 배치는 전반적인 음악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조는 기쁜 느낌의 스케일이며 반대로 단조는 슬픈 느낌을 주는 스케일이다. 이외에도 음악의 스펙트럼을 통해 주파수(Frequency). 음량(amplitude)을 시각화하고 음색과 템포의 조절을 통해서도 서로 다른 감정의 표현이 가능해진다.

음악의 가사는 주로 사실적이기보다는 함축적이고 시적인 표현으로 나타난다. 뉴스 보도 등 어떤 사실을 구체적으로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방식과 달리 일반적인 자연어 처리를 통한 언어분석으로 감정분석이 드러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이에 2차원 혹은 3차원 구조의 감정모델(ex. Valence & Arousal Model..etc) 을 활용하여 감정의 특성, 강도등을 보다 세분화하여 나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음악에서 텍스트로 된 가사 데이터를 분석하였을 때와 음악 스케일의 속성이 동일하지 않은 경우라면 어떨까?

리듬, 박자를 포함하는 시간성은 우리가 음악을 감상할때 절대적인 요소이면서 애니메이션과 같은 움직임을 통해서도 잘 드러날 수 있다. 또한 현대 무용가인 루돌프 본 라반(Rudolf von Laban)은 음악적 스케일에 착안하여 가상의 정다면체 공간 속 움직임의 스케일을 안무법에 적용하기도 하였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디지털 데이터를 크게 텍스트, 음악, 모션으로 나누어 각 속성에 따른 별도의 감정분석법을 채택하고 이들 결과를 종합하여 예술작품 창작에 반영하고자 한다. (*텍스트와 모션의 분석은 가상의 공간적 차원을 기초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유사성이 있다.)

기본적인 텍스트 데이터를 통한 감정분석이 각 단어들의 의미에 따른 수치적 분석을 통해 이루어질 경우 문맥적으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기계에 관점에서 바라보는 감정은 모두 숫자로 치환되므로 많은 부분이 규격화 표준화될 수 밖에 없다는 한계점을 안고 있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문법에 기반한 단어 학습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한 텍스트 감정분석데이터에 음악적 스케일, 라반움직임 분석을 결합하여 증강현실(AR) 및 인터랙티브 영상설치, 그리고 퍼포머와 함께하는 실시간 공연 영상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정을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의 고도화된 정신적 산물인 예술작품의 창작을 시도하는 이 시대에 본 프로젝트에서는 가사의 텍스트에 기반 한 감정분석 결과와 음악 스케일 분석 결과를 비교하면서 이를 가상공간 속 캐릭터들의 색상과 움직임의 특성에 적용하는 전시작품을 통해 공감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기계를 통해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방식이 그 심미적 의미론적 결과(이미지에 대한 기존과 다른 인식, 해석 등)에 미치는 영향들도 함께 고찰해보고자 한다.

이 전시에서 작품은 크게 시각적인 시(Visual Poetry) 드로잉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영상설치물, 음악의 가사와 음계의 분석을 결합하는 텍스트 애니메이션 영상, 무용수의 움직임 분석과 감정분석 데이터를 결합하는 모션인식 기반 영상설치물 등으로 구성된다. 문학, 음악, 회화, 무용 등 기존의 전통적인 예술작품의 감정분석을 통해 기계의 시각에서 본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 되거나 더 나아가 감정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들의 예술창작을 도와주고 이들의 심리분석 및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해주는 교육및 창작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 2019년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융합콘텐츠 개발 지원사업 수혜)


::전시구성 work list


<음악의 기분1 Mood of Music1- 음악 가사의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음악의 기분2 Mood of Music2- 음원의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변주곡 시리즈 1 Variation series 1, 영상프로젝션>

<변주곡 시리즈 2 Variation series 2, 스마트패드에 영상설치>

<스토리 오브제 Story Objet 1, 360 VR + 헤드셋 영상설치>

<스토리 오브제 Story Objet 2, 3D Printing + 이미지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설치>

<이모션 e-Motion + 포즈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Visual Poetry 시각적 시, 디지털 프린팅, 증강현실 AR 영상설치>

<Text, Data & eMotion, 자연어처리기반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


::세부작품 이미지 및 설명

<음악의 기분1 Mood of Music1- 음악 가사의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음악의 기분2 Mood of Music2- 음원의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1. 음악의 가사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기계버전 노래방 영상

심리학자 Plutchik이 제시한 인간의 여덟 가지 기본 감정 anger, anticipation, disgust, fear, joy, sadness, surprise, trust에 기반한 감정의 차원모델과 자연어처리 감정분석 기계학습데이터를 활용하여 음악 속 가사들을 6종류의 감정의 강도로 분석하여 구체적인 이미지들로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2. 음악의 음원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두개의 작업을 통해 음악의 무드를 가사와 음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함

<변주곡 시리즈 1 Variation series 1, 영상프로젝션>

음악의 음원을 시각화하는 프로젝트. 모짜르트의 작은별 변주곡과 앤더슨의 워털루 전쟁. 음원의 일부를 감정의 변화(음계, 리듬, 템포, 화음등의 변화)에 띠라 나누고 이에 따라 주파수, 볼륨, 속도 등과 같은 음악 신호의 기본 속성들을 도형, 선, 등의 추상적 형태로 시각화하였다. 화면 상에서는 층층히 이러한 속성들을 나누어 표현(1층은 도로, 2충은 건물, 3층은 웨이브 파형, 4층은 지형terrain)등으로 추상적적인 비주얼로 표현되게 하면서 약간의 내러티브 가미하고자 하였다.

<변주곡 시리즈 2 Variation series 2, 스마트패드에 영상설치>

변주곡 시리즈 1과 유사하나 여기에 미디 라이브러리의 악기 변화를 추가하여 패드를 통해 관객들이 악기를 선택하여 같은 음악도 다른 감정과 시각화로 표현되도록 연출하였다.

시각적으로는 공작새, 호저와 같이 감정에 따라(다른 요인도 있지만) 깃털을 펼치거나 가시를 드러내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동물들의 애니메이션이 음악을 통해 다른 정도로 표현되도록 하였다.

< 스토리 오브제 Story Objet 1, 360 VR + 헤드셋 영상설치>

<스토리 오브제 Story Objet 2 , 3D Printing + 이미지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설치>

1. 자동기술적 드로잉으로 시작된 어떠한 형상들(그림들)을 생명체의 형태로 결합하여 구상한 3D 캐릭터들을 활용하여 360 VR공간에서 관객들의 시점 이동에 따라 캐릭터들을 감상하며 관련된 스토리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도록 구성한 작품

2. 동일한 캐릭터들을 실제 공간의 3D프린팅으로 전시하고 카메라로 이들을 인식하여 학습데이터에 따라 애니메이션과 텍스트가 자동 생성되도록 한 작품

<이모션 e-Motion + 포즈 기계학습 프로젝트, 영상프로젝션>

라반의 움직임 분석 이론에 기반하여 움직임의 방향에 따른 감정의 변화를 구상하고 6가지 감정모델에 기반하여 기계학습을 진행하고 카메라 앞의 관객이 취하는 포즈를 인식하여 감정에 따라 색과 모션이 다르게 생성되도록 하는 프로젝트

- 시각적 시 Visual Poetry

문학적 텍스트와 반어법을 핸드 드로잉과 증강현실 기술로 구현.

자동기술적 글쓰기, 무의식에 기반 한 글쓰기 방식은 이미 오래전 초현실주 의 예술가들에 의해 시도되었던 글쓰기의 새로운 방식으로 우연적이고 우발적인 표현을 가능하게 함. 증강현실 기술AR을 활용하여 컴퓨터가 생성하는 자동 반응적 결과는 텍스트들로 만들어진 형상들의 그림으로부터 특정 메시지가 증강되어 나타나도록 함.

- 텍스트, 데이터 & eMotion

음악의 가사 분석과 스케일(음계) 분석을 통해 자동 모션을 생성하는 영상설치.

첫번째 버전은 감정분석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사전인 AFINN 단어목록들을 활용하여 제작함. 원자가 Valence 原子價(어떤 원자가 다른 원자들과 어느 정도 수준으로 공유 결합을 이루는가를 나타내는 척도. 탄소의 원자가는 4, 수소의 원자가는 1)를 심리학에 적용한 것. 단어 중 나쁜 것과 좋은 것을 -5에서 5 사이의 수치로 표현함.

이를 2차원 공간 기반의 정서모델 (Vallence - Arousal)로 시각화함.

- 감정적인 움직임 Sentimental Motion 인터랙티브 영상 설치

라반 움직임 분석 (Laban Movement Analysis)에 기반하여 제작된 알고리즘 기반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모션인식센서를 활용한 영상설치물을 전시한다.